"언제까지 소맥 마실래…다양한 와인이 곧 잠재력"[차은지의 비상탈출]

입력 2023-04-05 09:44   수정 2023-04-05 16:37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이 마시는 술의 종류도 바뀌고 있습니다. 농업시대에는 막걸리, 1960~1970년대에는 소주,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수입맥주나 와인으로 선호하는 주종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와인시장의 잠재력은 여전히 높습니다."

마승철 나라셀라 대표는 국내 와인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나라셀라는 1990년 설립된 와인수입 전문회사로 '국민 와인'으로 불리는 칠레의 '몬테스 알파'를 비롯해 120여개 브랜드, 1000여종의 와인을 공급하고 있다.

나라셀라를 이끌고 있는 마 대표는 국내 1위 위스키 수입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주류업계 전문가다. 그는 2015년 나라셀라를 인수해 당시 300억원대였던 나라셀라를 지난해 매출 1072억원, 영업이익 120억원대 회사로 성장시켰다. 나라셀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 올해도 전년 대비 10%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마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 와인시장 급성장…나라셀라, 주종 다변화·고급화 전략 통했다

국내 와인시장은 지난 몇 년 사이 급성장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른 국내 와인 수입량·수입액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37톤이던 수입량은 2021년 77톤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 또한 1억9100만달러에서 5조6000만달러로 증가했다.

나라셀라는 국내 와인시장의 확대 및 와인 수요자의 증가를 예견했다. 취급 주종의 다변화·고급화에 나섰다. 와인 포트폴리오는 맛과 품질이 뛰어나고 가격도 합리적인 데일리 와인부터 한정된 수량만 제조돼 희소성을 갖는 컬트와인에 이르기까지 그 구성이 다양하다. 고품질의 다양한 와인들이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게 준비한 결과였다.

나라셀라가 경쟁사 대비 차별화를 갖는 강점 중 하나는 와이너리들과 상호존중에 입각한 호해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와이너리들이 나라셀라에 굳은 믿음을 주는 이유는 나라셀라가 독보적인 브랜딩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마 대표는 와인 수입과 관련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미국 나파밸리 와인을 언급했다. 그는 "과거 나파밸리 와인을 국내에 수입할 때 해당 와인이 워낙 고가이고 생산량이 한정돼 부정적 인식이 많았다"면서도 "나파밸리 와이너리를 설득하기 위해 5~10번 방문해 한국 시장을 알린 덕분에 국내 시장에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라셀라는 코로나19 시국에도 지속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해왔다. 마 대표는 이러한 비결로 잘 갖춰진 포트폴리오를 꼽았다.

그는 "과거에는 칠레와 프랑스 와인 위주였으나 미국 와인을 선호하는 분위기로 바꼈는데 당시 나라셀라는 선제적으로 좋은 나파밸리 와인 제품을 많이 갖춰 미국 와인이 성장할 때 동반 성장할 수 있었다"며 "타사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면서 규모의 경제가 생겨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마 대표는 가장 좋아하는 와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시는 와인이 가장 좋다고 답했다. 그는 "나파밸리 와인과 프랑스 와인을 자주 마시는 편이고 최근에는 샴페인도 좋아하게 됐다"며 "어떤 와인을 마시느냐보다 함께 마시는 사람과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달 코스닥 상장 예정…"와인 관련 다양한 문화적 가치 전파할 것"

최근 나라셀라는 내달 코스닥 상장 절차 돌입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나라셀라의 총 공모 주식 수는 145만주, 희망 공모밴드가는 2만2000~2만6000원이다. 공모 후 예상 시가총액은 1417억~1674억원이다. 4월 14~17일 기관 수요예측 후 20일~21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라셀라는 상장을 통해 국내 최고의 와인 유통사로 도약하는 한편 바람직한 와인문화 발전을 업계 선두에서 견인하는 와인문화 선도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완공한 신사동 신사옥은 와인 판매공간, 체험공간 등 빌딩 전체가 와인문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나라셀라의 신사옥은 와인 경험을 넓혀가고 와인 소비계층의 점진적 확산에 이바지할 거점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 대표는 "와인이라는 게 접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미디어를 통해 광고하는 것보다 고객이 직접 실물을 보고 테이스팅을 해보는 등 다양한 과정을 통해 와인에 대한 지식을 넓힐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 대표는 상장 후 리테일 부문 강화를 위해 IT분야와 물류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소비자들이 더 가까운 곳에서 와인을 접할 수 있도록 유통채널을 다양화하고 주류 카테고리를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나라셀라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사업 연관성이 적고 규모 면에서도 차이가 큰 LVMH를 비롯해 미국과 이탈리아의 유명 와이너리 등과 비교해 공모가를 산정했기 때문이다.

마 대표는 "현재 실적이나 미래 비전을 봤을 때 수요예측이 공모자금에 못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기업공개(IPO) 자체가 목표였다면 공모자금이 예상치에 충족하지 못했을 때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목적 방향이 IPO는 하나의 과정이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 대표는 나라셀라에 대해 주위 모든 분들에게 믿음을 주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 회사와 거래하는 와이너리든 소비자든 그 분들을 항상 만족시킨다면 저희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소비자들에게 나라셀라 와인이면 돈을 쓰고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리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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